은행·증권·조각투자 협업 총력…하반기 STO 훈풍 불까
토큰증권 관심 줄어도 은행·증권가 시장 진출 준비 한창
기술 보유 은행·증권사와 아이디어 갖춘 조각투자회사 맞손
“하반기 업계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STO 상품 많아질 것”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계는 토큰증권발행(STO)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종횡무진 행보를 보였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조각투자 업체들과 IT·금융 기술을 갖춘 금융투자업계의 협업이 돋보였다. 업계는 당장 수익화는 어렵지만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하며 물밑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상반기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위해 조각투자 기업들과의 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NH농협은행은 뱅카우와 손을 맞잡았다. NH농협은행과 스탁키퍼는 현재 진행 중인 가축 투자계약증권의 청약금 관리업무와 공동마케팅, 향후 STO 신사업 상호협력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같은 달 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은 세종텔레콤과 STO 사업 진출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세종텔레콤의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 ‘비브릭’과 연계한 △입출금 계좌 신규연동 △입출금 및 잔액조회 △예치금 관리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과는 향후 토큰증권 발행·유통 지원 등의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운용 플랫폼 ‘피스’ 운영사 바이셀스탠다드와 함께 토큰증권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바이셀스탠다드는 △계좌관리 △제휴마케팅 △협의회 참여 △혁신금융서비스 △재무적 투자 등 STO 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역시 올해 상반기 컨소시엄 구성과 업무협약 체결을 이어가며 STO 기반을 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미나 블록체인 재단과 협업해 토큰증권 통합플랫폼에 미나 프로토콜의 영지식증명 기술을 연동하기로 협의했다.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블록체인에서 자산 증명을 할 수 있는 개념 증명(PoC)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STO 법제화가 미뤄지면서 1년 이상 사업을 준비해온 일부 업계에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는 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 블록체인글로벌, 법무법인 광장 등이 참여한 토큰증권발행(STO) 활성화 프로젝트 ‘프로젝트펄스’는 원스톱 STO 서비스를 준비하며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상반기 내내 다양한 협업이 줄이었던 만큼 시장에선 하반기 은행, 증권사들이 각자 협약을 맺은 조각투자사들과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 STO 업계 관계자는 “조각투자사들 중에선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블록체인 기술을 갖추지 못한 곳들이 다수 있다”며 “증권사나 은행은 이미 관련 기술을 충분히 마련해놓았기 때문에 신박한 아이템을 보유한 조각투자사들과 기술을 갖춘 금융투자업계가 협업함으로써 하반기엔 다양한 상품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21대 국회 임기 종료에 따른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 폐기로 토큰증권 시장 법제화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KRX 신종증권 상장시장 시범운영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나오지 않으면서 토큰증권 시장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선 상반기 토큰증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약해지면서 하반기엔 신종증권 발행 건수 증가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신종증권 발행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며 “하지만 당국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하반기엔 상반기보다는 발행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반기 투자계약증권 발행 사례를 기반으로 모범 사례를 형성할 수 있고,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이 정기 운영으로 바뀌면서 심사 일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