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STO시장 규모 1000억엔 돌파…성장 속도 붙었다
日, 작년 부동산 토큰증권 공모액 7000억원↑
토큰증권 활용한 벤처캐피탈 투자 준비나서
재생가능 에너지·발전 설비 등 토큰화도 준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국도 제도적 정비 필요”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일본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00억엔(한화 약8577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STO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아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합계 토큰증권 발행액 976억엔을 기록했다. 전년 166억원 대비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미공개 사모로 발행된 토큰증권을 포함한 시장 규모는 1000억엔을 넘어섰다. 지난 2020년 5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으로 금융기관의 토큰증권발행이 허용된 이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금융상품거래법상 ‘전자기록이전유가증권표시권리등’으로 정의되는 토큰증권을 ‘제2항 유가증권’에서 ‘제1항 유가증권’으로 개정했다. 제1항 유가증권으로 분류됨에 따라 토큰증권도 주식, 사채 등과 같은 규제를 적용했다. 금융상품거래업자나 등록금융기관에서 발행과 유통이 가능해졌다.
현재 일본 토큰증권 시장의 85%는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행된 부동산 토큰증권은 825억엔(한화 7077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단일 부동산에 대한 투자로 물건에 대한 이해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외에도 주주 우대 특전이 부여된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분석했다. 또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증권은 자산 유동성 증가 및 거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고, 부동산, 예술작품, 채권 등 다양한 자산과 연동한 토큰증권에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최근 일본 정부와 투자업계는 토큰증권 시장 발전과 투자자 확대를 위해 토큰증권 연계 자산 다양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스타트업 투자를 10조엔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안에는 개인투자자 확대를 위해 소액의 토큰증권을 이용해 벤처캐피탈(VC)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일본 주요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프로그마(Progmat)는 다양한 자산에 연계된 토큰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1월 프로그마가 주최하는 ‘디지털 자산 공동 창작 컨소시엄’에서 VC, 은행, 증권사 등 민간기업 30여 곳이 참여한 ‘스타트업 투자 촉진 워킹그룹’을 출범했다. 워킹그룹은 부동산, 사채 외에도 △벤처캐피탈 펀드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 설비 △항공기 △선박 등에 대한 토큰화를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토큰증권의 안정적인 발행 및 유통을 통한 산업 성장을 위해 국내에서도 신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승연 연구원은 “국내 토큰증권 거래에는 규제 특례가 적용돼 있으며 합법적인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2030년 글로벌 토큰 시장은 16조10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사업을 적극 전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